챔프카 월드 시리즈(Champ Car World Series)

챔프카 월드 시리즈(Champ Car World Series)


가장 미국적인 모터스포츠로 이야기되는 경기가 챔프카 월드 시리즈다. 이 경기는 미국을 주무대로 하고,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 중국 등의 시가지, 서킷에서 매년 16~18전을 치러 챔피언을 가린다.

 

역사(History)


챔프카 월드 시리즈의 효시는 19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C. 조지가 길이 2.5마일(약 4km) 레이스 전용트랙인 인디애나폴리스 스피드웨이를 만들면서 인디카 레이스의 모태가 된 것이다. 당시 트랙은 벽돌이었고 그 뒤 여러번 보수공사를 거쳐 아스팔트 포장으로 바뀌었다. 노면이 벽돌로 되어 '브릭 야드' (Brickyard, 벽돌공장)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스타트라인에만 약간 남아 있을 뿐이다.

첫 레이스는 1911년 5월 메모리얼 데이(전몰자 추도 기념일)에 열린 500마일 경기다. 두 번의 세계대전 기간 중 경기가 중단된 것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매년 실시되고 있다. 인디 500 개막에 맞추어 지금의 챔프카 월드 시리즈 및 인디 레이싱 리그(IRL)의 모태가 되는 미국 드라이버즈 선수권전이 시작되었다. 이 경기에서 인디 500은 최고의 하이라이트였으며, 드라이버들은 종합 챔피언보다 인디 500에서 우승하는 것을 더 명예롭게 여겼다. 지금도 인디 500은 르망 24시간, F1 모나코 그랑프리와 더불어 세계 3대 모터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다.  

레이스 주최자는 AAA(아메리카 자동차협회)다. 1955년 인디 500에서 3연승을 거둔 O. 빌더가 사고로 죽고, 다른 경기에서도 여러 명이 다쳤다. 그해 F1도 80여 명의 사상자가 나오는 등 세계적으로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여론이 일었고, AAA는 레이스에서 손을 뗐다. 이듬해 USCA(유나이티드 오토 클럽)가 자리를 이어받았지만 보수적인 성향 탓에 경주차나 코스의 질이 Fl보다 떨어졌다. 참가팀이나 드라이버들이 불만을 갖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978년 인디카에 출전하던 팀 조직이었던 CART는 USCA로부터 독립해 79년부터 지금과 같은 방식의 경기를 시작했다. 수많은 스타들이 CART 합류하는 바람에 USCA는 자신만의 힘으로 대회를 이끌 수 없어 인디 500의 주최자로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때를 같이 해 CART는 그동안 오벌트랙만 사용하던 방식을 바꾸어 F1처럼 시가지 코스를 더해 성공을 거두었다.

인디카 월드 시리즈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한 CART는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FIA는 F1을 위협하는 존재로 여겨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한때 FIA는 인디카에 출전하는 드라이버에게는 국제 라이선스를 발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본격적인 대결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80년 이후에도 CART와 USCA는 같은 길을 걸었지만 갈등이 쌓였고, 결국 96년 갈라서기로 합의했다. 한편 USCA는 IMS(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를 후원해 예전의 인디카 시리즈인 IRL로 돌아갔다. 이에 맞선 CART는 인디 500과 같은 날 미시간에서 US500을 열어 정면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승리는 인디 500에 돌아갔다. 인디애나폴리스에 40만 명의 관객이 찾아들어 흥행에 성공하자 CART측은 정면대결을 피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97년부터 CART는 IRL와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해 독자의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인디카 월드 시리즈 대신 CART 월드 시리즈로 이름을 바꾸었다.   NBA중계

그뒤로 미국과 캐나다 중심으로 치러진 CART는 일본, 호주, 멕시코, 독일, 영국 등으로 넓혀갔다. 하지만 CART는 2001년에 전직 사장 J. 하이츨러를 횡령혐의로 고소하는 등 내분에 시달렸다. 결국 J. 하이츨러는 2001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사회 결의로 축출되었고 그 자리에 롱비치 그랑프리를 창설한 영국계 C. 푸크가 들어섰다.

CART는 조직을 재정립했으나 IRL과의 세력 싸움에서 밀렸다. 2002년 펜스키가 스폰서 말보로를 따라 IRL로 넘어간 데 이어 그린이 2003년 시즌에 IRL로 넘어갔다. 그린의 후원사인 담배업체 쿨도 CART와 헤어지기로 하고 IRL로 넘어갔다. 2004년에는 A. 페르난데스가 이끄는 페르난데스 레이싱에 이어 강자레이홀이 완전히 CART를 떠나 IRL로 넘어가 위기를 맞았다.

2004년 들어 CART 시리즈의 공식명칭은 '챔프카 월드 시리즈'로 바뀌었다. 2003년 11월 법원에 파산신청한 CART는 2004년 월드 시리즈를 치르면서 새로운 소유자와 투자자들을 구했다. 오픈휠 레이싱 시리즈(OWRS) 그룹과 IRL이 매입의사를 밝혔으며 결국 OWRS 그룹이 CART의 전자산을 160만 달러(약 15억 원)에 사들였다.

챔프카 월드 시리즈 주최자 오픈 휠 레이싱 시리즈(OWRS)는 해외 경기 확장에 강한 열의를 보였다. 하지만 한국 서울 레이스에 이어 푸에르토리코전이 사라져 챔프카 시리즈는 13전이었던 83년 이후 가장 짧은 14전으로 막을 내린다. OWRS는 이듬해에도 잠정 캘린더에 올랐던 한국, 불발로 끝난 푸에르토리코와 협상을 진행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한편 챔프카와 IRL은 여러 차례 양대 시리즈 기구의 통합을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챔프카와 IRL이 소모적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 나스카가 두 시리즈를 밀어내고 가장 인기있는 모터스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다.

 

경주차(Racing Car)


챔프카는 F1 머신과 비슷하지만 앞뒤 윙이 작고, 경주차 세팅도 다르다. 길이x너비x높이는 각각 5.055x1.994×978mm 이내여야 한다. 경주차의 최저무게 규정도 경기장에 따라 달라진다. 로드 서킷 경기 때는 최저무게가 698kg, 오벌 트랙 때는 이보다 무거운 709kg 이상으로 머신을 세팅한다. 안전상의 이유 때문이다. 섀시는 카본 파이버와 알루미늄 허니컴 복합소재로 만든다. 외부 제작업체가 섀시를 공급하고 각 팀은 외부에서 공급받은 엔진을 조립해 사용한다. 이 때문에 F1 머신 제작비보다 훨씬 싸다. 2007년부터 3년간 페이즈가 챔프카 섀시 단독 공급자가 된다. 페이노즈의 자매기업 엘런 모터스포츠 테크놀러지즈가 페이노즈 DP01을 만든다. 페이즈는 2006년 단독공급자 롤라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페이즈가 디자인한 섀시는 현행 롤라보다 제작비가 훨씬 싸다. 초기 추산에 따르면 공급가는 롤라보다 35% 밑돈다. 게다가 예비 부품값은 절반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2007년 출전하려면 새시 한 대에 29만5,000달러(약 2억7,700만 원)와 부대비용을 써야한다.

엔진은 2003년부터 포드 코스워스만 쓴다. 그 이전에는 혼다, 토요타와 포드가 3강 구도를 이루었으나 IRL 시리즈로 두 개 메이커가 옮겨가면서 원 메이크화가 되었다. 96년까지의 경주차는 V8 2,650 터보 엔진으로 900마력 이상을 냈다. 하지만 안전규정을 강화한 97년부터 터보의 압력을 제한하는 '팝 오프 밸브' (Poproff Valve)를 주최측이 통제하면서 최고출력이 100마력 정도 줄어들었다. 최고회전수는 약 1만6,000rpm. 트랜스미션은 6단 시퀀셜 방식만 허용된다. 오벌코스뿐 아니라 시가지에서도 열리기 때문에 세팅 범위는 굉장히 넓은 편이다.

타이어 역시 2002년 부터 브리지스톤 포텐자 원메이크 체제. F1과 달리 표면에 아무런 흠이 없는 슬릭타이어를 쓴다. 경기에 따라 28~48개의 타이어를 신을 수 있다. 오벌트랙에서 달릴 때는 안쪽 뒷바퀴 지름이 바깥보다 10mm 정도 작은 타이어를 끼운다. '스태거'라 불리는 이러한 타이어 세팅은 F1에서 볼 수 없는 챔프카 레이스만의 독특한 특성이다. 시가지 코스, 서킷, 오벌트랙 등 다양한 조건에서 레이스를 벌이기 때문이다.

연료는 산화질소를 내뿜지 않아서 환경친화적인 메탄올을 쓴다. 휘발유에 비해 연비가 약 60% 밖에 되지 않고 발화점이 낮아 화재가 나기 쉽지만 불이 붙어도 물로 끌 수 있다. 또한 배기 온도가 낮아 터보를 움직이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배기관을 단열재로 감싸서 터보에 이르는 매니폴드 온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피트 작업 후 코스인 하는 머신의 연료주입구에 물을 뿜는 피트크루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불이 붙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메탄올은 불이 붙어도 불꽃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연료탱크 용량은 130리터.

챔프카를 드라이버들의 실력 대결장으로 만드는 것이 브레이크다. 탄소 브레이크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 제동거리가 길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드라이버의 판단력과 배짱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레이스(Race)


챔프카 월드 시리즈는 롤링 스타트로 결선을 치르는 방식이다. 그리드는 예선성적으로 결정되는데 오벌코스의 경우 1명씩 출전해 1회만 주어지는 타임어택 기록에 의해 그리드를 정한다. 오벌코스 경기 때 비가 내리면 레이스는 중단된다. 이때는 연습결과로 그리드를 정한다. 결승 레이스가 시작된 후 풀코스 주의가 걸려 경기가 중단되면 정리가 끝날 때까지 서행하다 롤링 스타트로 재출발한다. 스피드의 쾌감은 챔프카 레이스의 최대 매력이다. 1주 3km가 넘는 미국 미시간 스피드웨이는 평균시속 300km 이상이다. 최고시속은 약 380km 이상. 서킷을 찾은 관중은 경기 외에도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경기장에서 무선 수신기를 빌려 팀과 드라이버의 통화내용을 듣는 것이다. 레이스를 보는 재미 중의 하나로 피트작업을 들 수 있다. 레이스 중 타이어를 교환하고 연료를 보충하는 인원을 '피트크루'라고 한다. 챔프카에서는 6명이 피트 작업을 한다. 이 때문에 작업 시간은 보통 12초 이상 걸린다.

포인트 부여방식은 복잡하다. 1위 31점을 시작으로 2~10위는 2점씩 차등을 두어 각 27~11점을 준다. 11~20위는 10~1점으로 순위마다 1점씩 줄어든다. 서킷에서만 예선전 1위에게 1점을 주고 예선에서 폴포지션(PP)을 따내면 서킷과 오벌트랙 모두 1점을 추가로 챙길 수 있다. 결승 때 랩 리더를 기록한 드라이버는 1점을 별도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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